[의혹추적] Jet Blue 항공사의 꼼수 집단소송 당한 치명적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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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 남성, ‘제트블루웹에 고객감시프로그램’ 집단소송
◼ 제트블루 항공 ‘DYNAMIC YIELD-풀스토리 심어놨다’
◼ ‘클릭할수록 가격 계속 인상…개인정보 없어도 털렸다’
◼ 비밀코드 실시간으로 캡쳐해서…소송장에 증거로 제시

‘참 희한하다. 검색할 때마다 가격이 오르네…’, ‘항공사가 나를 추적하나…’하는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니라 사실이라는 결정적 증거가 제시됐다. 한인 남성이 저가항공사에서 대형항공사로 발돋움한 제트블루 항공이 고객들의 검색 기록을 추적, 가격을 올린다는 사실을 확인한 끝에 소비자 기만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이 한인 남성은 제트블루 항공 웹사이트의 코드를 낱낱이 조사, 비밀 추적 시스템이 심어진 사실을 확인, 해당 페이지 등을 증거로 제시함에 따라, 단순히 ‘그럴 거야’라는 심증만으로 제기된 소송과 달리, 파급력이 엄청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한편으론 아무리 현명한 소비자라도 극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앞에서는 무력한 존재라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어찌 된 영문인지 그 전후 사정을 짚어 보았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뉴욕 새벽 2시, 어두운 밤, 컴퓨터 모니터 불빛만 반짝이고, 한인 남성이 제트블루 사이트에서 장례식 참석을 위해 급하게 항공권을 검색한다. LA까지 항공권 가격이 첫 번째 검색 때는 249달러, 10초 뒤 다시 검색했더니 312달러, 무려 63달러가 높았다. 순간 뭐가 잘못됐나 해서 새로 고침을 눌렀다. 이번에는 무려 379달러, 한인 남성의 얼굴이 굳어진다. 바로 그 순간 화면 오른쪽 아래에 한인 여성에게는 감춰야 할 작은 창이 깜빡인다. 숫자와 문자가 보인다. ‘관심많음’-‘가격 23%인상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제트블루는 ‘쿠키 지우고 다시 시도해 보세요’, ‘검색 내용을 숨길 수 있는 시크릿모드로 검색해 보세요’라고 친절하게 조언하지만, 무용지물이다. 이는 사실상 ‘너를 손바닥 보듯이 들여다보고 있다’라는 항공사의 고백이나 마찬가지다.

구매시스템 내에 감시프로그램

‘어 뭐야 나도 저런 적이 있는데’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의 영화 시나리오이다. 하지만 영화가 아니다. ‘누구나 한 번쯤 항공권을 검색하다, 검색 때마다 가격이 오르네, 나를 감시하나’하는 우려가 바로 현실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항공사들이 구매시스템 내에 감시프로그램을 심어두고, 검색하면 할수록 ‘관심 고객’임을 감지하고 사전 지시에 따라 계속 가격을 올렸다는 사실이 한인 남성에 의해 적나라하게 밝혀지고 있다. 한인 남성으로 추정되는 크리스천 윤과 아루나 지스웨스와라 등 2명이 지난 6월 5일 거대항공사 제트블루를 향해, ‘계란으로 바위 치기’로 비칠 수도 있는 소송을 시작했다. 이들은 뉴욕동부연방법원에 ‘제트블루가 웹사이트에 고객감시 코드를 심어두고 가격을 조작했다는 소송이다.

이른바 ‘감시 가격’으로 소비자를 기만했다’라고 주장하고, 이 소송을 비슷한 처지의 소비자들이 참여하는 집단소송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집단소송은 일정 인원 이상의 원고를 모은 뒤 법원의 승인을 받아야 집단소송으로 인정이 된다. 이들은 소송장에서 ‘나는 지난해 12월 뉴욕에서 캘리포니아행 항공권을 예약하려다 제트블루의 불법행위를 알게 됐다. 제트블루가 고객의 웹사이트 활동을 몰래 추적, 개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항공권 가격을 올리는 데 사용했으며, 고객이 사이트에 들어오는 순간, 입력하지 않은 정보까지 추적한다’고 강조했다. 즉, 제트블루 웹사이트에 클릭하는 그 순간에 누구인지, 어디에 사는지, 어떤 기계로 접속했는지, 얼마나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모든 계산이 끝난다는 것이다. 클릭과 동시에 탈탈 털린다는 말이 적당하다. 이른바 감시 가격[SURVEILLANCE PRICING]으로 소비자를 농락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의혹은 늘 제기됐지만, 이번은 다르다. 이들이 제트블루 웹사이트에서 실제 감시프로그램이 작동된다는 사실을 캡쳐해서 증거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단순한 엄포가 아니라는 것이다, 윤 씨 등은 ‘제트블루가 이미 IT업계에 고객추적 기술로 공인된 기술들을 사용했다. 첫째 마스터카드가 개발한 고객행동 분석 프로그램인 ‘DYNAMIC YIELD’기술이 제트블루 웹사이트에 깔려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고객의 재방문여부, 디바이스, 위치, 구매성향 등을 자동으로 알려주며 가격을 올리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는 제트블루 웹사이트의 코드에 DYNAMIC YIELD가 깔려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고객행동을 실시간으로 캡쳐해서 이를 다시 돌려보면서 소비패턴을 유추하는 ‘FULL STORY’도 깔려 있었으며, 제트블루는 풀스트리를 자사웹사이트에 도입했음을 스스로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항공사 가격 알고리즘 프로그램인 PROS를 장착했다, 실시간 동적 가격책정프로그램으로, 쉽게 말하면 고객의 속성, 수요, 행동을 추적, 가격을 실시간으로 올리는 프로그램이 제트블루 웹사이트에 깔려 있었다’고 밝혔다.

고객행동 분석 프로그램 깔려있어

문제는 무엇인가? 제트블루가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본인 동의없이 가로채고 마구 수집했다는 것이다. 감시프로그램 등을 몰래 심어서 초래되는 결과는 엄연히 불법이다. 윤 씨 등은 ‘제트블루가 고객의 동의없이 이름과 이메일, IP주소, 디바이스정보, 검색 기록,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했으며, 더욱 놀라운 것은 고객이 항공권 구입 때 자신의 정보를 입력하기 전부터, 사이트에 접속만 하면 항공사가 이미 고객정보를 추적해 다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제트블루가 수집한 개인식별정보를 분석,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등, 가격 인상에 악용했다. 특히 제트블루는 고객들이 검색 때마다 가격이 올라간다고 불만을 토로하면, 쿠키를 지우면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는 제트블루 스스로 고객추적을 인정한 것이며, 쿠키를 지워도 가격이 내려가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밝혔다.

제트블루의 쿠키 삭제 등의 조언은 가격 조작을 인정하는 ‘치명적 자백’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제트블루의 이 같은 행위는 제트블루의 대고객 약속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제트블루는 웹사이트에 ‘고객 개인정보를 판매하지 않는다’고 공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감시프로그램 등을 통해 제트블루가 아닌 제 3자가 고객정보에 접근하도록 허용했고, 이는 프라이버시보호정책을 어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씨 등은 ‘제트블루의 이 같은 불법행위로 결국 고객들은 개인 식별 정도의 가치가 줄어들고, 사생활이 침해당하고, 데이터사용에 대한 보상은 한 푼도 받지 못했으며, 오히려 항공권 가격 인상으로 금전적 손해를 입었으므로 제트블루는 이를 중단하고 배상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원고 측은 제트블루의 이 같은 행위가 연방전자통신프라이버시보호법위반[연방도청금지법], 뉴욕주 소비자보호법위반, 뉴욕주불법판매금지법 위반 등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제트블루가 광고한 가격으로 판매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거짓 광고를 하는 행위는 뉴욕주 불법판매금지법에 저촉된다는 것이다. 제트블루가 항공권 가격 일방적 인상, 환불 문제, 장애인 승객 차별, 항공기 지연 등으로 수없는 소송을 당했지만, 이번처럼 웹사이트 추적 기술을 이용, 고객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격을 인상했다는 소송은 사실상 처음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분석이다. 이른바 ‘감시 기반 가격 인상’ 혐의에 따른 소송은 전례가 없다는 것이다.

집단소송 항공업계 전체로 확산할 수도

하지만 이 같은 종류의 소송이 처음이라는 것보다 더 놀라운 것은 윤 씨 등이 이를 실제로 입증할 증거를 소송장에 직접 명시했다는 점이다. 단순한 엄포가 아니라 구체적 증거를 가졌기 때문에 그만큼 폭발력이 더 크고, 제트블루는 물론 항공업계 전반으로 유사 소송이 폭증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윤 씨 등은 어떤 증거를 제시했을까. 윤 씨 등은 제트블루 웹사이트에서 실제로 추적을 실행하도록 하는 코드를 실시간으로 캡쳐, 소송장에 첨부했다. 그것도 소송 직전인 지난 6월 초 제트블루 웹사이트에서 캡쳐한 ‘따끈따근’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항공권 검색 중 불법을 인지하고, 계속 추적, 실체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 코드에는 다이나믹일드서버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명령이 담겨있었고, 사용자의 접속, 세션 정도, 방문 경로, 검색한 노선정보, 동의 여부 등을 몰래 추적하게 돼 있었다. 즉, 제트블루가 고객행동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것은 물론 제3의 외부 업체로 전송했다는 ‘빼박’ 증거를 제시한 셈이다. 윤 씨 등은 가격조작, 즉 고객이 관심을 보이면 가격을 자동으로 인상하라고 하는 로직이 담긴 코드도 캡쳐, 소송장에 첨부했다. 이 코드 역시 다이나믹일드에 포함된 코드이다. 고객의 감정, 행동, 접속회수, 세션 행동 등을 파악해서 가격을 조정[ADJUST]하라는 명령이 담긴 코드가 박혀있음이 드러났다.

또 다이나믹일드 외에도 풀스토리, PROS 등이 제트블루 웹사이트에 숨겨져 있음을 역시 코드를 실시간 캡쳐해서 제시했다, 제트블루가 ‘나는 몰랐어요’라는 주장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증거이다. ‘아마도 검색하면 추적해서 가격을 올릴 거야’하는 우려는 현실화됐고, 이 같은 우려를 제기하자 IT업체들은 이른바 그림자 접속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쿠키 삭제, 그림자 접속 등이 안전하다는 대중의 믿음은 완전한 착각이었다. ‘디지털 대부’가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그저 감시당할 수 밖에 없는 존재임이 이 소송을 통해 드러났다. 그래도 한인 남성이 그 거대한 권력에 조그만 돌멩이 하나를 던지고, 이에 관한 관심을 유도한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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