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간호사(RN)미전체 3만 여명, 가주에 1만 명
◼ 코로나 이후 가주에서 한인 간호사 징계는 27명
◼ 한인간호사 약물복용문제 심각 양상으로 드러나
◼ 기술능력 매우 뛰어나나 표현감에서 이질감 보여
미국 병원 환경과 의료계에서 한인 간호사들은 전반적으로 “기술이 뛰어나고 성실하며 신뢰할 수 있다”는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특유의 강도 높은 간호 교육과 임상 경험, 그리고 문화적 배경이 미국 현지에서 큰 장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문화적 차이와 언어 장벽으로 인해 현지 적응 과정에서 겪는 전형적인 단점(취약점)도 존재한다. 캘리포니아주간호위원회 징계 기록에 나타난 형태에서 한인 간호사들의 약물 복용 문제가 심각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특별 취재반>
미국 내 한인 간호사들의 주요 장점은 압도적인 임상 기술과 손재주 (Clinical Skills) 이다. 한국에서 경력을 쌓고 온 간호사들은 정맥주사(IV), 카테터 삽입 등 까다로운 기술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손이 빠르고 정확하여 동료 간호사들이나 의사들이 기술 지원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강한 책임감과 성실성을 인정받고 있다. 근면 성실함과 강한 책임감은 미국 동료들에게 신뢰를 주는 가장 큰 요인이다. 여기에 환자 상태 변화를 기민하게 감지하고, 자신이 맡은 교대 근무 시간 동안 업무를 완벽하게 끝내려는 성향이 강하다. 그리고 한국 병원의 빠른 템포와 높은 환자 비율을 경험한 간호사들은 미국의 업무 환경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멀티 태스킹을 해낸다. 응급 상황이나 환자가 몰리는 상황에서 침착하고 빠르게 대처하는 능력 이 돋보인다.
캘리포니아주간호위원회 징계 기록
한인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 뉴욕 등의 지역에서는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구사하는 한인간호사의 가치가 매우 높다. 한인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병원의 환자 만족도 점수(HCAHPS)를 올리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영어가 유창하더라도 미국 병원 특유의 수평적 대화 스타일, 환자와의 가벼운 농담(Small Talk), 정서적 지지(Emotional Support) 표현에서 한계를 느끼곤 한다. 단순히 의학 용어를 소통하는 것을 넘어 환자 및 보호자와 깊은 정서적 유대를 맺는 데 시간이 걸린다. 이같은 환경에서 한국의 엄격한 선후배 환경에 익숙하다 보니, 미국의 평등하고 수평적인 문화 에서 처음에 혼란을 겪는다. 자신의 권리나 의견을 당당하게 주장하지 못하고 과도하게 수용 하다가 손해를 보거나 오해를 사기도 한다. 또한 거절을 잘 못하는 문화적 배경 탓에 무리한 추가 근무(Overtime) 요구나 다른 부서 지원 요청을 쉽게 거절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미국 간호사들에 비해 초기 번 아웃 (실신, 스트레스)을 겪는 비율이 높다.
한국에서는 의사의 지시를 일방적으로 따르는 경향이 강하지만, 미국에서는 간호사도 치료 방향에 대해 동등한 파트너로서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초기에는 의사에게 질문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결론적으로 한인 간호사들은 “일 잘하고 믿을 수 있는 최고의 임상가”로 인정받지만,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감정을 표현하는 소통” 측면에서는 미국 현지에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편이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1.5세나 2세 한인 간호사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이러한 문화적 언어적 단점마저 극복하고 관리자(Charge Nurse, Manager)나 전문 간호사(NP)로 진출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2026년 현재 미국 전체 등록간호사(RN) 면허 수는 약 606만 개이며, 그중 캘리포니아주가 약 61만 개로 가장 많은 면허를 보유하고 있다.
한인 간호사의 장점은 압도적인 임상기술
본보 특별취재반이 미국 간호사 위원회(NCSBN/BRN) 및 캘리 포니아주 간호위원회(BRN)의 징계 기록 그리고 연방 인구조사국(ACS)의 최신 통계를 바탕으로 정 리한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전체 한인 간호사 수는 약 30,000명~35,000명 추정된다. 미국 연방 인구조사국(ACS)에 따르면 미국 내 전체 RN 중 아시아 계는 약 7.9%~10%이다. 과거 재미한인간호협회 등의 역사적 기록과 인구 증가율을 매칭해 보면 미국 전역의 한인 간호사 수는 약 3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한인 간호 사들은 한인 인구 밀집 지역인 캘리포니아, 뉴욕, 뉴저지, 조지아, 메릴랜드에 집중되어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전체 간호사 면허의 약 10.2%를 차지하며 전국 1위 규모이다.
면허 간호사 특성상 여러 주(State)의 면허를 동시에 보유한 경우가 많아 실제 거주하며 일하는 인원은 면허 수 보다 적다. 이중 한인(Korean American) 간호사 수는 추정 수치로만 나타나고 있다. 미국간호위원 회는 아시아계를 ‘Asian’으로 묶어 통계를 내기 때문에, 한인 간호사의 정확한 전수 조사는 없다. 그러나 인구조사국의 아시아계 세부 비율과 캘리포니아 보건인력 데이터(HCAI)를 기반으로 신뢰성 있게 추정할 수 있다. 이에 본보특별취재반이 수집 분석한 통계로는 캘리포니아주 한인 간호사 수는 약 8,000명~10,000명 추정하는데, 캘리포니아 전체 간호 사 중 아시아계 비율은 약 13% 내외이다.
이 중 필리핀 계가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며, 한국계(한인) 간호사는 캘리포니아 전체 간호사 인구의 약 2% 내 외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 이후 2022년-2026년 6월 현재까지 캘리포니아주에서 징계 대 상에 오른 한인 간호사는 27명이다. 캘리포니아주 간호위원회(BRN)의 징계 기록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간호사 징계는 주로 약물 남용/음주운전(DUI), 환자 관리 소홀(Gross Negligence), 그리고 범죄 및 사기 행위로 인해 발생한다. 이중 전체 위반 및 불만 접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원인으로 약물 및 알코올 문제이다. 다음이 의료 과오 및 태만으로 표준 진료 절차를 심각하게 위반하는 행위가 포함된다. 그리고 범죄 연루로 환자 물품 절도, 폭행, 약물 불법 거래 등이 해당된다.
간호사 징계 50%가 약물 남용/음주운전
캘리포니아주에서 최근 지난달 6월 8일에 징계를 받은 K. 장 RN간호사는 알코올을 포함한 향 정신성 약물 사용을 금지하는 규정 위반으로 35개월간 보호관찰 처분을 받게됐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장 간호사는2025년 9월 30일 실시한 검사에서 알코올 관련 물질인 에틸 글루쿠로니드(ETG) 및 에틸 설페이트(ETS)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2025년 10월 9일, 해당 양성 반응과 관련하여 위원회가 검토할 수 있는 정보를 5일 이내에 제출하도록 요청하는 서신을 발송했으며 본 사안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검토한 후, 위원회는 ‘사업 및 전문직 법(Business and Professions Code)’ 제315.2조에 의거하여 업무 중단(cease practice) 통지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장 간호사는 업무를 중단해야 하며, 간호사면허위원회(Board of Registered Nursing)로부터 별도의 통지를 받기 전까지는 등록 간호사로서 업무를 재개할 수 없다. 또한 그녀는 업무 중단 기간 동안 위원회에서 발급한 면허 가 요구되는 어떠한 업무에도 종사해서는 안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음주운전 때문에 징계를 받은 케이스도 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A. 고 간호사는 두 번에 걸친 음주운전으로 법원은 두 번째 혐의에 대한 선고를 유예하고, 첫 번째 혐의에 대해서는 30일의 징역형과 5년의 보호관찰을 선고했다. 그녀는2024년 6월 3일경, 고속도로에서 남쪽 방향 차선으로 북쪽 방향으로 주행 하다가 오토바이 운전자와 충돌할 뻔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그녀가 음주로 인한 객관적인 증상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그녀는 경찰에게 운전하기 전에 술을 마셨다고 인정했다.
지난해 6월에 징계 대상에 오른 J. 박 간호사의 경우는 좀 더 심각했다. 남가주 소재 M병원에서 등록 간호사로 근무하던 박 간호사는 근무중 약물 복용 혐의로 상급자에 의해 신고되어 법정에 서게 됐다. 법원 서류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0월 24일경, 위원회는 M 병원의 간호부장으로부터 박 간호사가 케타민의 영향을 받은 상태로 근무했다는 내용의 불만을 접수했다. 또한 불만 사항에는 박 간호사가 향정신성 의약품과 관련된 여러가지 위반 행위를 저질렀 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2019년 11월 8일경, 위원회는 조사를 시작했고,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이 확인되었다. 2019년 7월 18일경, M 병원의 간호 관리자는 박 간호사의 비정상적인 행동을 인지하게 되었는데, 그녀는 장기간 결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는 간호 관리자가 박 간호사의 휴대전화로 연락을 시도 했을 때, 그녀는 자신이 약품실에 있다고 응답했으나, 실제로는 그곳에 없었다.
간호 관리자가 그녀를 찾았을 때 그녀는 환자 병실 근처 복도 끝에 있었다. 간호 관리자는 그녀가 창백하고, 발음이 어눌하고, 어지러워하고, 반응이 느리고, 제대로 서 있기가 어려워하는 것을 알아 차렸다. 그녀의 허락을 받아 간호 관리자는 그녀를 응급실로 데려갔고, 그곳에서 직무 적합성 평가 와 신체검사를 받았다. 박 간호사는 탈수 증상이 있어 정맥 수액 투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었다. 또한, 그녀는 자발적으로 표준 약물 검사1를 받았고, 검사 결과 벤조디아제핀과 암페타 민 양성 반응이 나왔다. 그녀는 자낙스, 애더럴, 졸로프트 등의 처방약을 복용하고 있다 고 진술했다. 그녀의 양성 약물 검사 결과는 복용 중인 처방약 때문인 것으로 판단되었으며, 일단 귀가 조치를 받았다. 사건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징계된 한인 간호사 문제는 반복적 행태
법원기록에 따르면 2019년 9월 27일경, M병원 위험 관리 부서는 익명을 요청한 제보자로부터 핫라인 전화를 받았다. 익명의 제보자는 M병원에 고용된 등록 간호사가 케타민을 남용하고 있다 는 신고였다. 익명의 제보자는 나중에 M병원에 간호사(나중에 박 간호사로 확인됨)의 사진과 함께 정맥 주사 튜브와 용액, 작은 비닐봉지에 담긴 가루 물질, 그리고 M 병원 신분증을 제공했다. 이 같은 핫라인 신고와 2019년 7월에 발생한 박 간호사가 관련된 이전 사건을 바탕으로, M 병원 측은 그녀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으며 2019년 10월 3일경,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박 간호사를 휴직 조치했다.
2019년 10월 3일경, 박 간호사는 약물 검사에 동의했으며, 이 검사에는 케타민을 비롯한 다른 남용 약물 검사가 포함되었는데 혈액 검사에서 케타민, 노르케타민, 디아제팜, 노르디아제팜 등이 검출되었고, 소변 검사에서 암페타민/ 메탐페타민, 벤조디아제핀 등이 검출되었다. 당시의 혈액을 채취한 간호사와 검사실 기술자는 모두 박 간호사의 팔, 어깨, 그리고 무릎 뒤쪽에 멍이나 주사 자국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녀는 혈액 검사에서 케타민과 노르케타민이 검출된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고, 케타민 처방전도 제시하지 못했다. 그녀는 불법 약물 사용을 부인했다.
한편 조사 과정의 일환으로 M병원측은 지난 6개월 동안 병원 환자에게 투여된 향정신성 의약품 에 대한 박 간호사의 관리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결과, 2019년 4월부터 10월까지의 감사 기간에 향정신성 의약품 거래 및 차트 작성상의 불규칙성이 반복적으로 발견되었다.(규정에 따르면, 간호사는 환자에게 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여하는 과정에서, 표준 진료 지침에 따르면 처방된 약물을 즉시 꺼내 환자에게 투여하거나 PYXIS 시스템으로 반환해야 한다. 진통제 투여 전후에, 간호사는 진통제 투여 필요성 및 용량을 결정하기 위해 통증 평가를 실시하고, 투여 후 통증 완화 정도를 기록해야 하는 것이 표준 진료 지침이다.)
2019년 4월부터 10월까지의 감사 기간 동안 박 간호사는 여러 차례에 걸쳐 PYXIS에서 통제 약물을 꺼내어 환자에게 투여했음을 기록하거나 PYXIS에 다시 넣기 전에 장시간 따로 보관 했다. 2019년 4월부터 10월까지의 감사 기간 동안, 피심의인은 정맥 주사(IV) 약물 투여 후 정확히 15분, 경구(PO) 약물 투여 후 정확히 30분 시점에 통증 평가를 실시한 것으로 일관되게 기록했으나, 이는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한, 그녀는 규정에 따른 약물 투여 전후의 통증 평가를 실시하지 않은 사례도 여러차례 있었다.
9월초 거리 판매자로부터 케타민 구입까지
2019년 10월 16일경, 박 간호사는 M 병원에서의 간호사 직책에 대해 자발적인 사직서를 제출했다. 2020년 10월 29일경, 그녀는 위원회 조사관과 면담을 가졌는데, 그녀는 당시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으며, 중증 우울증 치료제로서 케타민에 대해 광범위하게 조사했다고 진술했다. 그녀는 2019년 8월 말 또는 9월 초에 거리의 판매자로부터 케타민을 구입했으며, 2주 동안 총 3회에 걸쳐 캡슐 형태의 케타민을 복용했다고 인정했다.
또한 당시 자신이 발견한 오래된 약병에 있던 아티반(Ativan) 정제를 복용했다고 진술했는데, 이는 며칠 전에는 정기적으로 처방 받던 자낙 스 (Xanax) 약병을 분실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녀는 약물 남용 문제는 부인했다. 이후 2020년 11월 16일 위원회에 보낸 서신에서, 피심의인은 캡슐 형태의 케타민을 복용한 것 외에도 근육 주사를 통해 케타민을 자가 투여했음을 인정했다. 그녀는 M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는 동안 중대한 과실에 해당하는 행위를 저질렀으므로, 캘리포니아 규정집(California Code of Regulations) 제16편 제1442조와 연계된 법규(Code) 제2761조 (a)(1)항에 의거하여 징계 조치 대상이 됐다. <다음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