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일비재: 非一非再]워싱턴 발→인천행 대한항공 ‘승객기 내 사망’손배소 피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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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세 여성 유족, 3월 말 연방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제기
◼ ‘호흡곤란으로 죽어가는데도 응급처치하지 않았다’주장
◼ 오사카공항에 비상착륙 ‘병원 도착과 동시에 사망 판정’
◼ 대한항공 ‘소송 중…언급 부적절, 대처에 최선 다할 것’

2년 전 워싱턴DC발 인천행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30대 미국인 여자 승객이 사망했으나, 대한항공이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연방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들은 소송장에서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환자가 발생했음에도 당황해서 응급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고, 산소마스크를 제공했지만, 산소탱크에 연결되지도 않았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만약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산소탱크에도 연결되지 않은 산소마스크를 제공했다면, 승무원 교육 부실 등 대한항공 전체의 응급대처 논란이 불가피하지만, 비행기 내 기저질환 사고 사망이 비일비재해 어떤 결과가 내려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우진 취재부기자>

지난 2024년 3월 29일 새벽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 공항의 차가운 형광등아래, 여행객들의 들뜬 발걸음이 새벽공기를 가른다. 단정한 복장, 군무원ID를 단 가방을 든 33세 여성 포르샤 브라운, 출국 게이트 앞에서 친구들과 가벼운 농담을 나눈다. 박사과정을 준비 중인 브라운, 미래를 향한 기대가 가득한 표정으로, 워싱턴DC출발, 인천행 대한항공 여객기에 올랐다. 그때까지 평범한 비행으로 알았다.

그녀와 친구들, 누구도 거대한 비극을 알지 못했다. 비행기는 어둠을 뚫고 상승했고, 엔진음이 점점 잦아들고, 기내는 조용한 평온에 잠겼다. 하지만 12시간 후 운명적 사건이 발생했다. 그 사건은 브라운의 운명뿐 아니라 대한항공의 운명까지 뒤흔들게 된다. 마치 한 편의 영화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영화의 가제는 ‘KE94’가 적절할 듯하다. ‘산소마스크는 절대 연결되지 않았다.’, ‘대한항공 오사카회항의 진실’, ‘몬트리올협약의 법정공방’ 등도 사건의 핵심을 찌르는 제목이 될 수 있다. 이 비극적 영화의 전말은 이렇다.

응급 대응 실패 따른 사망 책임 주장

포르샤 티니샤 브라운의 유족대리인 챨스 코름리는 지난 3월 27일 워싱턴DC연방법원에 대한항공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유족 대리인은 ‘포르샤 브라운이 대한항공 여객기를 이용하다 부당한 잘못으로 사망했으며, 몬트리올협약에 의거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강조했다, 항공기 내 의료 대응 실패로 따른 사망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소송인 것이다. 유족 대리인은 소송장에서 ‘포르샤 브라운이 지난 2024년 3월 29일 워싱턴DC를 출발, 인천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KE94편에 탑승, 한국으로 가던 중 호흡곤란을 겪다가, 의식을 잃었고, 끝내 사망했다.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산소공급, 의료키트, AED사용 등 기본적 응급조치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유족 대리인은 소송장에서 전후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만약 이 주장이 사실로 드러나면 대한항공은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게 된다. 유족 대리인은 ‘비행 12시간이 지난 뒤 브라운이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가다 쓰러졌다. 동행한 친구들은 당시만 해도 이를 미처 알아채지 못했고, 몇 분 뒤 ‘승객 중 의사가 있으시면, 뒤쪽으로 와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기내 방송을 들은 뒤 화장실 쪽으로 달려갔다. 친구들이 뒤쪽에 갔을 때 브라운은 바닥에 쓰러져 가슴을 움켜쥐고, 숨을 못 쉬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I… can’t… breathe…”’고 설명했다.

유족 대리인은 ‘승무원들이 브라운에게 산소마스크를 제공했고, 친구들은 이 마스크를 통해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았다. 하지만 브라운은 계속 숨을 헐떡이면서 호흡곤란 상태를 보였다. 승무원들은 상황을 통제하거나 지시를 내리거나, 응급처치하지 않고 패닉상태에 빠져서 관찰만 하고, 상황을 메모하는 등 수수방관했다. 승무원이 의료 키트를 가져왔지만,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자, 승객들이 자발적 응급처치에 나섰다. 그나마 의료 키트도 브라운이 완전히 의식을 잃은 뒤 가져왔다. 승객들이 의료키트에서 에피네프린주사를 빼내 주사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고 밝혔다.

유족 대리인은 또 ‘승무원이 제세동기 AED를 가져왔으나, 승무원들은 이를 사용하지 않았다. 기내 바닥에 AED를 놓기만 하고 이를 작동시킬 생각을 하지 않았고, 작동시키지 않았다, 승무원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AED가 반복적으로 ‘충격 필요 SHOCK ADVISED’라는 음성 안내를 했지만, 승무원들은 응급상황에 대비한 훈련을 받았음에도 누구도 AED를 조작하지 않았다. 보다못한 승객들이 대응에 나섰지만, 작동교육을 받지 않은 승객들도 미처 충격 버튼을 눌러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제세동기를 사용해야 했지만, 승무원들은 아무도 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산소통 연결 안 된 마스크’ 주장

결국 브라운은 의식을 잃었고, KE94는 일본 오사카의 간사이공항에 비상착륙했다. 이 과정에서 승무원들이 조종사들에게 즉각 응급상황임을 보고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가장 가까운 공항으로는 조기 회항이 지연됐다는 것이다. 가까스로 비상착륙 뒤 브라운은 공항 내 의료시설로 긴급 후송됐지만, 곧바로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망원인은 급성심부전이라는 것이 유족대리인의 설명이다. 대한항공 여객기가 오사카 간사이공항에 비상 착륙한 뒤 브라운과 동행한 친구들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유족 대리인은 소송장에서 ‘승무원들이 브라운에게 산소마스크를 씌웠고, 우리는 산소마스크가 제대로 작동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산소마스크는 산소통에 연결되지 않은 상태였음이 밝혀졌다. 승객들이 필사적으로 브라운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동안, 브라운은 산소공급을 전혀 받지 못한 채 고통 속에서 사망했다’라고 강조했다. 산소마스크 호스의 끝이 산소통에 연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산소통에 연결되지 않은 산소마스크를 씌웠다’라는 주장은 정말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유족 대리인은 대한항공이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유족 대리인은 ‘항공사는 응급상황에 대비한 엄격한 절차와 메뉴얼이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메뉴얼을 완전히 무시, 응급 대응에 실패했다. 승무원들은 산소마스크 연결 실패, 제세동기 사용 실패, 응급처치 주도 실패, 상황통제 실패, 회항결정 지역 등의 잘못을 저질렀다. 이 정도로 심각한 메뉴얼 위반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충격적 수준의 위반이다. 브라운은 사망하기 적 극심한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겪었다’라고 주장했다.

‘소송에 충실하게 임하겠다’

유족 대리인이 소송을 제기한 근거는 몬트리올협약이다. 이 협약 제17조는 ‘항공사는 예상치 못한 외부적 사고로 승객이 사망 또는 부상하는 경우 책임을 져야 한다. 산소마스크 연결 실패 등 승무원의 초기 응급처치 실패가 예상치 못한 사고에 해당한다. 적절한 조치만 취해졌다면 생존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대한항공 과실이 브라운 사망의 직접적, 근접한 원인’이라고 명시했다. 브라운은 33세 여성으로, 미 국방성 소속 민간 직원으로, 포트벨보어에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석사학위를 보유 중이며 박사과정을 준비 중이었고, 출국 4일 전 지휘관으로부터 표창장을 받기도 한 전도유망한 여성이며, 공동체에서 사랑받는 인물이었다고 설명했다.

휴가를 맞아 친구 3명과 한국 여행을 가다 변을 당했다는 것이다. 유족 대리인은 배심원재판을 통한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 소송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소송에 충실하게 임하겠다,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므로, 이에 대한 언급은 적절하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한항공은 극히 말을 아꼈지만, 소송장을 정식 송달받으면, ‘브라운의 기저질환 가능성, 예기치 못한 심장질환 가능성’등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며, 승무원들도 합리적 조처를 했으며, AED를 사용했더라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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