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국세청 윤관 미국 내 법인 등 15개 계좌 공개요청
◼ 윤관 계좌공개 반발에 IRS ‘신속 판결’ 强편치 날려
◼ 15개 계좌 모두 윤 씨가 관리통제-명백한 조사 대상
◼ IRS강공에 당황 ‘나는 미국 국적자, 공개 의무 없다’
故 구본무 LG 회장의 맏사위 윤관 씨의 법인세 탈세 의혹과 관련, 한국 정부의 미국 내 블루런 등 15개 계좌 자료제공요청에 대해 윤 씨가 드세게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하자, 미 연방국세청 IRS는 사실관계가 명확한 만큼, 별도의 심리 없이 신속하게 기각판결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윤 씨는 ‘IRS가 45일 전 사전통지 규정 위반-사건과 무관한 계좌’라며 반발하자, 연방국세청은 ‘I45일 전 사전통지 규정 등은 미국 정부가 부과한 세금에 해당하며, 한국과의 조세 협약 관련 사항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라며 당장 계좌공개 등을 집행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법원은 지난 6월 말 1심에서 윤관 씨 관련법인 중 일부에 대한 법인세 부과가 잘못됐다며, 승소 판결을 해, 미국 계좌 공개재판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윤관 씨가 지난 2월 18일 캘리포니아북부연방법원에 미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은행 계좌공개 소환장 무효 청구 소송’에 대해 연방국세청이 모든 사실관계가 해당 계좌공개 조건에 명확하게 부합하는 만큼, 윤 씨의 소송을 당장 기각하는 신속 판결[SUMMARY JUDGMENT]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윤 씨의 소송 주장이 생각해 볼 가치도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국세청은 신속 판결요청에 대한 윤 씨의 반발에도 즉각 반박 서류를 제출했고, 특히 한미 간 조세협정에 규정된 의무의 이행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 추후 유사 사건에서도 한국 정부 요청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뜻을 분명히 했다.
신속 판결이란 ‘약식판결’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사실관계가 다툼이 없을 만큼 명확할 때, 재판하지 않고, 제출된 서면만으로, 판사가 법률적으로 판단을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연방국세청이 윤 씨의 소송에 대해 답변서 제출 등으로 대응하지 않고, 곧바로 신속 판결을 요청한 것은 그 만큼 사실관계가 명확하며, 다툼의 여지가 없다는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다. 또 윤 씨가 2차례나 연방국세청의 계좌정보제공요청에 반대하는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국세청의 조치는 합법적이니만큼, 더 이상 소송을 제기하지 말라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분석도 낳고 있다.
벌긴 벌었는데 세금 내긴 아까워?
연방국세청은 지난 1월 20일 웰스파고에 대한 계좌 정보 제공 명령을 철회한 뒤 지난 2월 2일 정보 공개 대상을 대폭 확대, 윤 씨가 운영하는 블루런[BRV]벤처스 등과 관련된 2개 은행과 15개 계좌에 대한 정보 제공 명령을 내렸고, 윤 씨는 이는 부당하고 과도한 조치라며 소송을 제기했었다. 당초 국세청이 계좌 정보 제공 명령을 철회하면서 윤 씨의 승리로 비쳐졌으나, 곧바로 당초보다 3배 늘어난 서피나를 날림으로서, 국세청의 철회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였음이 드러났다. 이에 대한 연방국세청의 대응은 생각보다 강력했다. 답변서 제출 등을 모두 건너뛰고 곧바로 강펀치를 내질렀다. 5월 8일 ‘신속 판결’을 요청한 것이다.
연방국세청은 ‘한미조세협약 제28조에 의거, 한국의 정식 요청을 이행하는 것은 연방국세청의 정당한 의무이다. 한국 정부가 요청한 자료를 연방국세청이 보유하고 있지 않으므로, 은행에 정보제공명령, 즉 소환장이 필료한 것이다. 은행에 적법하게 송달이 이뤄졌고, 해당 계좌 이해당사자인 윤관 및 관련 법인들에도 동시에 통지를 했다. 윤 씨의 철회 소송을 당장 기각하고, 소환장의 강제집행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연방국세청은 해당 은행에 대한 소환장 및 이해관계자들에게도 통지한 내용 송달 확인서 등을 첨부했다.
특히 연방국세청은 ‘윤 씨가 소송장에서 한국에서 거주자 여부를 다투고 있으므로 소환장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했으나, 한국 국세청의 윤 씨 거주자 여부 조사의 정당성은 미국법원에서 판단할 문제가 아니며, 한미조세협약에 따른 한국 요청이 합법적이라면 이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답변서 등을 제출하면 그에 대해 맞대응하고 그 뒤 디스커버리 등을 통해 증거를 조사한 뒤 신속한 판결 등을 요청하는 것이 민사소송의 보편적 절차이다. 윤 씨 측도 답변서 제출과 이에 대한 맞대응 등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곧바로 연방국세청이 ‘신속판결’이라는 강펀치를 내지름에 따라, 내심 놀랐을 가능성도 있다. 윤 씨는 신속 판결에 대해 IRS측의 동의를 얻어 답변 기한을 보름 이상 연기 시키는데 성공했다.
尹 반박 ‘절차 지키지 않았다’ 반박
연방국세청이 5월9일 신속 판결을 요청했으므로, 절차대로라면, 윤 씨는 5월 22일까지 답변서, 즉 이에 대한 반박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5월18일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답변시한을 6월 10일로 연기해달라, 국세청도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답변요청 등을 승인했고, 결국 윤 씨는 1개월 만에 장문의 반박 서면을 제출했다. 윤 씨는 6월 10일, 반박 서면에서 ‘국세청이 45일간의 사전고지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윤 씨는 내국세범7602조에 따라 제3자에게 연락하거나 소환장을 보낼 때는, 45일 전에 해당 납세자에게 사전통지를 해야하는데, 나는 받은 것이 없다. 그러므로 국세청은 이를 어기는 등 절차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씨는 또 ‘나는 미국에 세금을 납부하는 미국국적자이며, 45일 사전고지의무의 입법취지는 납세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사전통지는 납세자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며, 나는 국세청과 협의해서 해결할 의지가 있고, 실제 소통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윤 씨는 정보제공명령의 대상, 즉 정보를 요구한 대상 계좌가 너무나 광범위하다고 주장했다. 윤 씨는 ‘한국국세청은 BRV코리아의 탈세 여부를 조사 중인데, 윤관 및 현담 구담명의의 계좌가 12개나 포함돼 있다. 왜 탈세 조사와 무관한 계좌를 모두 뒤지느냐, 관련성 부족은 소환장 철회 사유에 해당한다’라고 밝혔다. 윤 씨는 ‘한국에서 만약 세금을 부과한다면 이는 미국의 외국납부세액공제와 직결되므로, 결국 미국 내 국세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는 사전통지의무가 내국세에만 해당이 된다는 일부의 주장을 고려, 미리 단도리를 친 셈이다. 즉 윤 씨는 행정절차위반, 관련성 없는 과도한 조사 등 2가지 이유를 들어, 소환장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한 셈이다. 또 윤 씨는 연방국세청에 이메일을 보내 ‘해당계좌정보를 모두 국세청에 제공할테니, 한국정부에 넘기지 말고 보관만 하고 있다가 법원이 소환장 취소판결을 내리면 자료를 파기해 달라’며 협상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연방국세청은 지난 6월 24일 재반박서류를 제출하고 핵심 쟁점, 즉 윤 씨가 문제 삼은 부분에 대해 조목조목 당위성을 설명하고, 특히 한미조세협정에 따른 의무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방국세청은 ‘45일 사전통지의무위반 주장에 대해 이는 해당법을 잘못 해석한 것이다. 해당 조항은 미국 정부가 부과한 세금과 그에 따른 문제에 적용되는 것이며, 한미조세협약에 따른 외국 정부의 요청을 이행하기 위한 소환장 등에는 45일 사전통지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연방국세청은 또 ‘윤 씨는 한국 국세청 조사 대상은 BRV코리아인데 윤관 개인과 구담, 현담 등 다른 법인의 계좌를 조사하는 것은 본안과 무관하며 지나치게 과도하게 정보를 요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5개 계좌 정보제공명령 합법적
하지만 이는 한국 국세청이 요청서에 명시한 계좌이며, 윤관 또는 BRV코리아가 최종 실질적 소유주라는 믿을 만한 확실한 이유가 있다고 적시돼 있다. 15개 계좌에 대한 정보제공명령은 합법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연방국세청 실무담당 직원도 진술서를 통해 ‘한국 국세청은 윤관이 BRV코리아 측으로부터 사업소득을 받았지만, 이를 신고하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계좌기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한미조세협약에 부합하는 정당한 요구’라고 설명했다. 연방국세청의 재반박서류는 한미조세협약에 대한 의무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비단 윤 씨뿐만 아니라 향후 유사한 사건에서 미국 측이 한국 측의 협조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연방국세청이 연방법원에 한미조세협약을 얼마나 강하게 존중해야 하는지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전달한 셈이다. 특히 조약의 요청은 납세자보호규정으로 해석되는 45일 사전고지의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사실상 조약을 그 규정보다 우선시하는 입장을 취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이처럼 윤 씨 관련 계좌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한국 법원이 미국소송의 대상인 BRV가 아닌 또 다른 윤 씨 관련 법인에 부과된 법인세를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BRV아닌 다른 법인 법인세 소송 1심 승소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6월 25일 비알비로터스원리미티드와 파워엠파이어그룹 리미티드가 강남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윤 씨 측 2개 법인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강남세무서장이 2021년 10월 1일 원고에게 각각 부과한 법인세 80억 원과 9억 8천만 원을 취소한다’고 판결했으며, ‘윤관 씨가 이들 법인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인정되지만, 국내사업장을 두었다고 보기 힘들므로 한국 국세의 과세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윤 씨가 자신과 관련된 법인 중 일부의 1심소송에서 승리한 것이다. 다만 미국소송의 대상인 BRV와는 별개의 법인이다. 윤 씨는 미국소송과 관련 있는 BTV코리아 어드바이저에 대한 종합소득세 123억 원 부과와 관련,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고, 현재 항소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