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기가 살려놓은 김건희 2차특검이 넘어야 할 5가지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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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종합특검의 170일, ‘법적 빈틈’ 뚫고 성역 도달할까
█ 명태균 게이트, 공짜는 없는데 무상여론조사 제공했다?
█ 2차 특검, 국토부-용역사-VIP 라인 ‘검은 커넥션’ 정조준
█ “보안 시설공사를 인테리어업체가?”김건희가 선정 몸통

‘통일교 금품청탁’ 혐의로 1심에서 1년 6개월이란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김건희 씨가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한 손 편지가 얼마 전 공개됐다. 본국에서 설날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인 12일 김건희는 최근 한 지지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김건희입니다. 편지를 읽고 그래도 희망은 있고 우리 친구들도 많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법조계에서는 김건희가 자신이 직접 쓴 편지를 공개한 것은 1심 선고 결과에 고무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건희
가 지금 형대로 확정되거나 약간 늘어나는 수준이 된다면 만기 출소 후 정치세력화를 도모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출범을 앞둔 2차 특검의 결과가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이란 지적이다. 본지가 몇 차례 보도했듯이 김건희 특검(1차 특검)은 사실상 면죄부 특검이었다는 것이 명확하기 때문에, 2차 특검의 추가 수사와 기소의 귀추가 주목된다. 본지는 결자 해지 차원에서 조만간 출범할 2차 특검의 쟁점, 그리고 넘어야 할 벽 5가지를 정리해봤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지난 2월 5일, 권창영 특별검사가 임명되며 이른바 ‘매머드급’ 수사팀인 2차 종합특검이 닻을 올렸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이 남긴 미완의 과제와 명태균 게이트 등 17개 의혹을 정조준 한 이번 특검은 역대 최대 규모인 251명의 인력을 투입해 170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1차 선고에서 무죄가 나온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다. 검찰은 4년 넘게 수사를 끌다가 2024년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몰랐을 것”이라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후 1차 특검이 출범하여 기소했으나, 2026년 1월 1심 법원은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다. 본지가 분석했던 것처럼 법원은 김 여사가 시세조종을 “인식”했을 정황은 인정했으나, 특검이 ‘공동정범(직접 가담)’으로만 기소하고 ‘방조(알면서도 도운 죄)’ 혐의를 예비적으로 추가하지 않은 점이 무죄의 결정적 이유가 되었다. 유사한 전주였던 손모 씨는 2심에서 방조 혐의가 추가되어 유죄를 받았다. 매도 지시 7초 만에 8만 주가 나간 거래” 등 구체적 증거가 있었음에도, 특검은 “전문가의 조언에 따른 단순 매매”라는 김 여사 측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며 대질 조사를 생략했다.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겠다고 나선 특검이 오히려 검찰만 못한 수사를 한 셈이다. 민중기 특검을 면죄부 특검이라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특검은 처음부터 ‘방조 혐의’를 공소사실에 포함하고, 주가조작 세력과 김 여사 간의 실시간 소통 기록을 ‘스모킹 건’으로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방조죄’ 적용이다. “알아서 해주세요”가 아니라 “지금 파세요”라는 능동적 지시가 한 줄이라도 나온다면, ‘몰랐다’는 방패는 산산조각 난다. 특검이 이번에도 유죄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수많은 피해자를 발생시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더 이상 진실을 밝히기 어려워진다.

2차 특검의 벽

최근 2026년 2월 5일 선고된 명태균 게이트 1심 판결은 향후 2차 특검의 가장 큰 숙제가 되었다. 명 씨가 진행한 81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가 대통령 부부에게 전달된 사실은 확인됐으나, 법원은 이를 “대가가 증명되지 않은 호의”로 규정했다. 명 씨의 증거인멸(황금폰 은닉) 혐의만 유죄가 나오면서 수사의 ‘몸통’은 건드리지 못한 꼴이 됐다. 특검은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의원 사이의 돈거래(세비 절반 등)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명 씨의 증거인멸 교사(황금폰 은닉) 혐의만 유죄(징역 6월, 집행유예 1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2억 4천만 원의 자금이 ‘미래한국연구소 운영자금’으로 쓰였을 뿐, 명 씨나 김 전 의원에게 귀속되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또한 “공천을 위해 노력했다는 구체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공천 거래 성립을 부정했다. 명 씨가 처남에게 숨기라고 지시한 이른바 ‘황금폰’ 내부 데이터가 수사 단계에서 완전히 복구되거나 현출되지 않아, 대통령 부부와의 직접적인 소통 내용이 법정 증거로 채택되지 못했다.

이권 개입의 늪

1심에서 빠진 윤석열 관련 ‘여론조사 조작 의혹’과 ‘창원 국가산단 개입 의혹’을 별건이 아닌 ‘공천 거래의 수단’으로 묶어 포괄적 뇌물죄 또는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해서는 [무상 여론조사 제공]→[대통령 부부의 인지]→[공관위 압박]→[김영선 공천]으로 이어지는 사슬을 증명해야 한다. 사적인 관계가 공적 시스템을 허문 사례도 있다. 종교단체 금품 수수나 관저 이전 개입, 양평 고속도로 이전 특혜 의혹이 그것이다. 1차 특검과 법원은 이와 관련해 직무 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줬다. 대통령 배우자는 공무원이 아니므로 뇌물죄 주체가 될 수 없다는 논리였다. 양평 고속도로 역시 국토부 실무자 선에서 꼬리 자르기로 끝났다.

고속도로 특혜 의혹의 경우 지난 1차 수사 과정(감사원 감사 및 검찰 수사)의 결론은 한마디로 “절차는 미흡했으나 외압은 없었다”로 요약된다. 하지만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수사기관은 국토교통부의 도로국 실무자들과 용역업체 직원들의 개인 일탈이나 행정적 착오로 사건을 축소했다.

가장 큰 문제는 ‘누가, 언제, 왜’ 변경을 지시했는지에 대한 ‘최상위 의사결정권자’를 특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검찰은 국토부 서기관급 공무원이 관련 자료를 무단 삭제한 혐의(공용전자기록 등 손상)로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상식적으로 1조 원대 국책 사업의 노선을, 그것도 대통령 처가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을 일개 서기관이나 과장급이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자료를 삭제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한 감사원은 국토부와 용역업체(동해종합기술공사 등) 간의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주의 조치”라는 솜방망이 처분을 내렸다.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장관직을 걸겠다”며 강력히 부인했던 ‘백지화 선언’의 배경이나, 대통령실과의 사전 교감 여부는 조사 대상에서조차 제외되었다. 결국 1차 수사는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느라 ‘죽은 행정’만 탓한 반쪽짜리 면죄부였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의혹의 핵심은 결국 ‘땅’이다. 변경된 종점인 강상면 병산리 일대에는 김건희 여사 일가가 보유한 토지가 집중되어 있다. 선산이라던 해명과 달리, 해당 토지 중 일부는 형질 변경을 통해 투기 목적으로 관리되어 온 정황이 포착되었다.

또한 휴게소 운영권 등 고속도로 개통 시 발생할 부가적인 이익 구조도 김 여사 일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의혹이 짙다. 1차 수사에서는 이 토지 보유 사실과 노선 변경 사이의 상관관계를 ‘우연’으로 치부했다. 국토부 직원들이 “거기에 땅이 있는지 몰랐다”고 진술하면 그대로 믿어주는 식이었다. 하지만 2차 특검은 달라야 한다. 김 여사 일가가 해당 토지를 매입한 시점과 고속도로 계획이 입안되고 변경된 시점을 시계열로 분석해야 한다. 또한 김 여사 모친 최은순 씨가 과거 양평군 공무원들과 맺어온 유착 관계가 이번 고속도로 변경 과정에서도 작동했는지 여부를 파헤쳐야 한다.

관저 이전도 꼬리자르기

국가 최고 보안 시설인 대통령 관저 공사를, 어떻게 김건희 여사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의 후원업체인 ‘21그램’이 따낼 수 있었는가. 감사원이 “절차 위반은 있었으나 윗선은 모른다”며 덮어버린 진실들이 이제 2차 종합특검이 파헤쳐야 하는 의혹이다. 의혹의 시작과 끝은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이다. 등기 임원이 김 여사의 전시 기획사 코바나컨텐츠가 주최한 전시회에 후원사로 이름을 올렸던 이 작은 업체는, 대통령 관저라는 1급 보안 시설의 인테리어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상식적인 국가 계약 시스템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관저 공사는 단순한 집수리가 아니다. 도청 방지, 방탄 설비 등 고도의 기술력과 보안성이 요구되는 국책 사업이다. 하지만 21그램은 면허조차 없는 공정을 맡았고, 이를 다시 다른 업체에 불법 하도급을 주며 수수료를 챙긴 정황이 드러났다.

‘보안’을 이유로 수의계약을 맺어놓고, 정작 보안 각서조차 쓰지 않은 인부들이 관저를 드나들었다. 감사원 감사 결과, 21그램은 공사 내역을 부풀려 견적서를 제출했고, 행정안전부와 대통령 비서실은 이를 묵인한 채 공사비를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국가 예산 수억 원이 낭비됐다. 하지만 감사원은 “누가 21그램을 추천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담당 공무원들의 모르쇠 답변을 그대로 수용했다. 21그램이 선정된 배경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는 대목이다.

대통령의 집은 사적인 공간인 동시에 공적인 통치 공간이다. 그 공간을 짓고 고치는 과정은 그 어느 곳보다 투명하고 공정해야 했다. 하지만 ‘용산 시대’의 시작은 ‘21그램’이라는 의문의 업체와 함께 얼룩졌다. 감사원이 덮고 검찰이 외면한 ‘관저 게이트’의 진실을 밝히는 것은, 무너진 국가 계약 시스템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보안이라 말할 수 없다”는 핑계 뒤에 숨은 권력형 비리의 카르텔을 깨부수지 못한다면, 제2, 제3의 21그램은 언제든 다시 등장할 것이다. 2차 특검의 칼끝은 21그램이라는 ‘깃털’을 넘어, 그들을 용산으로 불러들인 ‘몸통’을 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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