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시정부, 주정부, 연방정부 노숙자정책 난맥
■ ‘향후 8년동안 80만 유닛을 주택공급 늘려야”
■ 연방정부 ‘노숙자 2025년까지 25% 줄이겠다’
■‘노숙자 텐트금지 등 강력한 조례안 마련 필요’
코리아타운 8가와 세라노에 있는 해마루 식당 서쪽 담 길(세라노 길)에만 노숙자 텐트가 5개가 있다. 그 길 동쪽 건너편에 큰 노숙자 텐트가 2개 더 있다. 여기서 동쪽으로 한 불럭 떨어진 8가와 호바트 불러버드는 더 심하다. 사거리 동서남북에만 모두 9개의 노숙자 텐트가 있다. 불과 8가 선상 세라노 애비뉴와 호바트 불러버드 두 불럭에만 노숙자 텐트가 모두16개가 있는 셈이다. 코리아타운 서쪽에 위치한 행콕팍에는 노숙자 텐트를 보기가 힘들다. 글렌데일만 가도 노숙자 텐트를 보기가 힘들다. 이처럼 유독 코리아타운에 노숙자 텐트가 타지역보다 엄청 많다. 왜 그럴까? 이에 대한 LA시의 특단의 조치나 대책은 과연 없는 것일까? 무서울 정도로 날이갈수록 늘어가는 노숙자들의 행태는 놀라울 정도다. 대낯에 아무데서나 노상방뇨는 물론 심지어는 용변까지 서슴치 않고 보는 등의 충격적인 모습과 각종 폭행 강도사건은 비일비재하고 거리를 지나가기가 무서울 지경으로 참담한 지경이다. 정말 여기가 천사의 도시 로스엔젤레스인가?할 정도의 의심까지 들 정도이다. <성진 취재부 기자>
LA는 비싼 집값과 임대료, 실직, 마약 중독 등의 사유로 노숙자가 갈수록 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길거리 텐트나 버려진 자동차에서 거주하고 있다. 코리아타운을 걸어 다니다 보면 길거리 쓰레기더미가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근처에 각양각색의 노숙자 텐트가 있다. 특히 4거리 코너와 버스 정류장 근처가 더 심하다. 노숙자 텐트도 사이즈 별로 다양하다. 원 베드룸 사이즈에서 3 베드룸 사이즈까지 다양하다. 어떤 텐트안을 보면 3인용 소파까지 들여다 놓고 있다. ‘왜 코리아타운에 유독 노숙자 텐트가 많은가?’ 한때 코리아타운 인근 사우스 웨스트모어랜드 애비뉴 300블록에 있는 샤토 공원 진입로 근처 한 주택가 보도에는 20여개 이상의 큰 바위들이 가로막고 있었다. 이는 노숙자들의 야영지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였다.
지역 주민들은 이 지역이 보통 노숙자들이 거주해 왔다고 말했다. 그 바위들은 최근 그곳 노숙자 야영지가 치워진 후에 갑자기 나타났다고 한다. LA시는 누가 그 돌들을 그곳에 두었는지 조사했었다. ABC 7방송은 “이런 돌은 큰 트럭과 심지어 트랙터 없이는 운반할 수 없기 때문에, 시 당국자들은 누가 이런 일을 했는지 감시 비디오를 찾아 볼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그 바위들은 도시의 시유지에 있고 거리를 잠식하기 때문에 합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의회 1지구는 노숙자를 처리하기 위해 어떤 종류의 바리케이드나 차단물을 이용하는 것을 지원하지 않는다. 한편 지난해 여름, 로스 펠리즈 근처의 주민들은 널찍한 야영지에 노숙자들이 돌아오는 것을 막기 위해 보도를 따라 여러 개의 무거운 커다란 화초들을 설치했다.
LA시는 그것들을 제거하라고 위협했지만 주민들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로스펠리즈 주민들은 이처럼 노숙자 야영지에 화초를 설치하여 노숙자들이 길거리나 주택 근처에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하면서, 시 당국의 단속을 촉구했다. 이것은 LA의 노숙자 문제를 통제하려는 이들 주민들의 첫 번째 시도가 아니다. 지난 2020년에는 주민들은 사우스 로버트슨 지하도에 바위를 늘어 놓았다. 물론 나중에 시당국은 그 돌들을 제거 하도록 했다. 이처럼 보이지 않은 주민들과 노숙자들간에 전쟁이 LA 여러 지역에서 소리없이 전개되어 왔다. 코리아타운에서는 그런 움직임이 별로 없다. 오래 전 주로 LA 시내 다운타운 스키드로우 구역에 국한되었던 노숙자 인구가 이제는 사실상 코리아타운를 포함 로스앤젤레스의 모든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주민-노숙자 ‘소리없는 전쟁’
미국에서 뉴욕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도시 LA는 COVID-19 팬데믹 이전에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400만 명의 전체 도시 인구 중 노숙자가 41,000명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인구를 지니고 있었다가 최근 6만 여명으로 전국 최다 도시가 됐다. 이 통계가 코로나가 끝나면서, 또한 겨울이 끝나면서 따뜻한 LA로 노숙자들이 밀려들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 2021년 7월, 시직원들은 베니스 보드워크를 따라 그 지역에서 노숙자 캠프를 치우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텐트를 치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 맥아더 공원에 머물고 있던 200명 이상의 임시 거주자들을 모텔과 같은 실내 장소와 다른 대피소로 이동시켰다. 시는 이를 위해 임시적으로 공원 폐쇄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원이 다시 개장되면서 노숙자들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LA노숙자 서비스국은 지난해 말 저렴한 주택 부족이 LA 노숙자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앞으로 8년 동안 저렴한 주택을 80만 유닛 이상 건설해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숙자들을 위한 지원 서비스와 영구 주택 제공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방차원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말 미국 여러도시에서 심각한 문제인 노숙자를 2025년까지 25%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백악관은 이 같은 목표를 발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연방 정부 차원의 노숙자 ‘올인'(All In·총력) 전략을 내놓았다. ‘올인’ 전략은 저소득층을 위한 저렴한 주택 공급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역 정부가 저소득 층을 위한 아파트를 더 건설하도록 유인하고 주택 공급에 장애가 되는 규제를 개선하기로 했다. 집주인들이 정부의 주거 지원금을 받는 세입자를 거부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캠페인도 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3 회계연도 예산에 노숙자 주거 지원 프로그램을 위해 87억 3천 200만 달러 를 요청했다.
전략에는 임시 보호소 확대, 노숙자의 정신질환과 중독에 대한 치료 지원 강화, 노숙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저소득층에 대한 직업교육 확대 등도 담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내 계획은 노숙자에게 주거만 제공하는게 아니라 그들이 성공하는 데 필요한 지원과 서비스, 소득을 보장하는 로드맵”이라고 밝혔다. 이날 주택도시개발부(HUD)가 발표한 노숙자 보고서(AHAR)에 따르면 미국의 노숙 인구는 지난해 12월 현재 58만 2천 462명으로 2020년보다 0.3%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저소득층에서 실업자가 늘었지만, 퇴거 유예 정책과 정부 지원금이 그 영향을 상쇄해 팬데믹 전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뉴욕시는 2020년 7만 7천 943명에서 올해 6만 1천 840명으로 줄면서 ‘최다 노숙자 도시’의 오명을 벗었으나, LA에선 6만 5천 111명으로 늘면서 노숙자가 가장 많은 도시가 됐다. 하지만 연방정부 노숙자 대책도 구체적인 정책이 없어 실효 가능성에 의문이 있다는 평가이다. 민주당 소속 캐런 배스 LA시장은 지난해 12월 취임하자마자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한 비상사태를 선포한 데 이어 이날부터 노숙자들을 호텔과 모텔의 임대 객실 또는 영구 거주 시설로 이주시키는 ‘인사이드 세이프’ 대책에 착수했다.
실효성 없는 배스시장의 대책
배스 시장은 대책 시행 첫해에 노숙자 1만 7천여 명을 새로운 주거시설로 이주시키겠다는 방침 이지만, 목표 달성 여부는 미지수다. 배스 시장은 노숙자들의 주거시설 이주를 강제하지 않고 봉사 인력 등을 활용해 최대한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023년도 1분기가 지나면서도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는 미흡한 실정이다. 이처럼 배스시장은 노숙자 문제에 가장 집중하고 있는데, 한인타운도 노숙자 문제에 대한 그의 입장도 특별한 대책이 없다. 그는 “한인타운 노숙자 문제는 큰 관심사다.”고 하면서 LA시가 확대하고 있는 노숙자 거주지 마련 프로그램 ‘인사이드 세이프’는 한인타운 역시 주요 대상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관료적 장애물을 제거하고,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으며, LA 전역의 공공 토지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시, 카운 티, 주, 연방 정부와 협력하고 있다. 전방위적 접근은 앞으로 한인타운을 비롯한 모든 LA지역의 노숙자 문제 개선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라는 입장 발표문은 마음에 와 닫지 않는다. 노숙자 있는 곳은 다른 곳보다 범죄가 많이 일어난다.
치안 개선을 위한 베스 시장의 계획도 천편 일률적이다. “시장의 최우선 과제는 주민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다”라고 소리치지만, 한인타운을 포함한 LA 전역에 순찰 증가를 요청했으며, 범죄가 줄어들 수 있도록 계속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다. 특히 각 커뮤니티의 비영리기관 및 주민들과 협력 및 지원해 민간 차원 치안 활동을 펼쳐 나가는 ‘커뮤니티 치안부(Office of Community Safety)’를 신설했는데 앞으로 각 지역 치안 개선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인타운도 적용될 것이다. 주민들은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고 범죄는 멈춰야 한다고 천명했다. 최근 한인커뮤니티에서 한인타운· 미드시티· 미드시티 웨스트·웨스트 할리우드· 이스트 할리우드· 피코유니언·맥아더파크 지역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자원봉사자 70명이 밤거리를 누비면서 거리에서 지내는 노숙자를 찾아다녔다.
이들은 거리에서 ‘텐트, 세단, SUV, 밴, 캠퍼 또는 RV’를 발견할 때마다 미리 설치한 스마트폰 애플리 케이션(앱)을 켰다. 거리를 떠도는 노숙자의 ‘위치’를 지정하고, 그들의 ‘거주 형태’를 기록했다. 노숙자와 마주할 때면 홀로 지내는지, 가족과 함께 지내는지를 물었다. 동시에 18세 미만, 18~24 세, 24세 이상으로 노숙자 연령대도 함께 기록했다. 이 같은 전수조사는 LA시당국의 노숙자 대책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제임스 안 LA한인회장은 보다 현실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LA시와 카운티 정부가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해결책을 놓고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이니 문제는 더 커졌다. 학교 주변 및 공공장소 노숙자 텐트 금지 등 조례안을 마련한 만큼 법적 강제력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LA시와 카운티 정부의 엇박자
노숙자 문제는 길거리 뿐만 아니라, 대중교통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아제는 길거리에서 가장 더러운 곳이 버스 정류장이다. 시내 버스와 전철 정류장에도 노숙자들이 진을 치면서 덩달아 한인 시니어 층 버스 타기도 불안한 실정이다. 한인타운 버스 정류장에 진을 친 노숙자들과 버스 뒷좌석에 차지한 노숙자들로 한인 시니어들이 버스를 타기도 무섭다며 불안해 하고 있다. LA에서 자동차가 발인 것처럼 운전이 힘든 한인 노인층에게는 버스가 발이 되어주고 있다. 한 예로 코리아타운에서 동쪽으로 LA 다운타운까지, 서쪽으로는 산타모니카까지 운행되는 버스는 운전이 힘든 한인 시니어들에게 의지할 수 있는 주요 교통수단이지만, 최근 버스안이나 버스 정류 장에서 진을 친 노숙자들로 인해 버스를 이용하는 한인 시니어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노숙자들은 보통 버스 안 맨 뒷좌석에서 자리를 잡고 잠자고 있거나 일부는 버스안으로 가지고 들어온 쓰레기를 사방에 뿌리거나 심지어는 버스안에서 소변을 보는 경우도 있어 버스를 이용하는 한인 시니어들에게 불쾌감을 줄 뿐만 아니라 시니어층 신변에 위험을 초래하는 상황이다. 노숙자들의 경우 버스 탑승시 탑승 요금을 내지 않고 막무가내로 버스에 올라타는 경우가 많지만 이를 막지 않는 버스기사들이 많아 버스 뒷자리가 노숙자 차지가 되는 경우가 많다. 노숙자 텐트촌 이 버스 정류장 근처에 줄지어 서면서 텐트촌 노숙자들이 버스에 오르 내리는 승객들에게 불편을 야기하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한인 시니어들은 노숙자들이 버스 뒷좌석에 자리잡고 있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불편하다고 호소 했다. 일부 시니어들은 버스 정류장에서 혹은 버스안에 진을 친 홈리스들이 난동을 부리는 광경을 목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노숙자들이 버스안 승객들에게 아무 이유 없이 공격을 가하거나 혹은 밤새 버스정류장의 기물을 파손하는 경우도 많아 불안하다고 전했다. 타운 시니어들의 발이되 주어야 하는 버스마저도 무법지대로 변하고 있으나 시민들이 느끼는 분위기는 시정부가 이문제를 방치하고 있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점점 더 악화되어가고 있는 LA의 버스와 정류장 문제는 이제는 시니어 한인들에게는 단순한 불편함의 문제가 아닌 신변 위협의 문제로 다가서고 있다. 당국의 조속한 조치를 촉구하는 하는 실정이다.